Page 146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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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8칙
능엄경의 보지 못함[楞嚴不見]
시중 대중에게 보이시다.
보이는 것이 있고 보이지 않는 것이 있음이여,한낮에 등불
을 켬이로다.보이는 것이 없고 보이지 않는 것이 없음이여,한
밤중에 먹물을 쏟음이로다.만일 보고 들음이 허깨비나 눈어리
같음을 믿으면 빛과 소리가 허공꽃 같은 줄 비로소 알리라.일
러 보라.교(敎)에도 납승의 이야기가 있던가?
본칙 드노라.
능엄경 에 이르기를 “내가 보지 않을 때에는 어찌하여 나의
보지 못하는 그곳을 보지 못하느냐?”
-이 무슨 요행인가?
만일 보지 않는 곳을 본다면 자연히 저 보지 않는 상(相)이 아
니리라.
-혼자서 알고만 있으면 됐지 뭐.
만일 나의 보지 않는 곳을 보지 못한다면 자연히 물상(物相)이
아니거늘 어찌 네가 아니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