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6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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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 활연히 깨닫고,이르되 “성인은 자기가 없되 자기 아닌 것
                이 없도다”하고는 문득 참동계(參同契)를 지었다.
                  불과(佛果)가 이르되 “육긍의 그런 물음이 매우 기특하기는
                하나 겨우 교가의 뜻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만일 교가의 뜻
                이 극칙이라 한다면 세존은 어찌하여 다시 꽃을 들었으며 조사
                는 무슨 까닭으로 다시 서쪽에서 왔을까?남전이 대답한 곳은

                납승의 코끝을 써서 그의 병을 드러내고 그의 집착[窠窟]을 깨
                뜨려 주기 위해 마침내 뜰 앞의 모란을 가리키면서 대부를 부
                르고 이르기를 ‘요즘 사람들은 이 한 포기의 꽃을 보고 꿈과
                같이 여기느니라’하여,마치 만 길의 벼랑 위로 데리고 가서
                한 번 밀어서 그의 목숨이 끊어지게 한 것같이 했다.만일 평
                지 위에서만 밀어 버린다면 미륵이 하생하더라도 알지 못하리
                라”하였고,원통 선(圓通善)국사는 불자를 일으켜 세우고 이르
                되 “모든 유위의 법은 꿈․환술․거품․그림자 같다”하였는

                데,천동은 꿈속에 일으킨 화서국토(華胥國土)*에 대해서만 송
                                                          9)
                했다.


               송고

               이미(離微)한 조화의 근원을 꿰뚫어 살피건대
               -걸어서 물이 다한 곳에 이르러
               분분(紛紛)히 드나드는 데서 그 문호를 본다.

               -앉아서 구름이 일어나는 것을 본다.
               정신을 겁(劫)밖에 노닐게 하면서 하유향(何有鄕)*을 묻고
                                                             10)

            *화서국토(華胥國土):황제(黃帝)가 낮잠을 자다가 꿈에 화서라는 나라에 가서 이
              상적으로 잘 다스려지는 상황을 보았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로,태평한 나라․
              꿈․안심자득(安心自得)의 경지 등을 비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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