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0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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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 사이에
               -우주를 성립시킨 것인데,척(聻)!
               그 속에 보배 하나가

               -믿지 못하겠거든 품안을 더듬어 보라.
               형상의 산 속에 감추어져 있다.
               -형상의 산 그대로가 보배인데…….

               등롱(燈籠)을 들어다가 불전 안으로 옮기고
               -벌써 나귀가 우물을 들여다보는 격인데
               삼문(三門)을 들고서 등롱 위로 온다”하였다.

               -우물이 나귀를 바라보는 꼴을 어찌 견디랴.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운문대사는 이런 동작을 좋아했으니,몹시 바쁘고 백 가지로
                시끄러운 도중에서 몸을 솟구치는 것이었다.어느 날 대중에게
                조공의  보장론(寶藏論) 을 들어 보였는데 만일 온전하게 든다
                면 “대저 천지의 안과 우주의 사이에 한 보배가 형상의 산 속
                에 숨어 있다.물건을 알 때엔 텅 비게 비추되 안팎이 공적하
                고 적막해서 견(見)을 여의었으나 그 용(用)은 현현(玄玄)하다”
                라고 되어 있었다.설두가 이 말씀을 듣고 이르되 “건곤의 안

                과 우주의 사이에 한 보배가 벽 위에 걸려 있다.달마도 9년
                동안 감히 눈을 바로 뜨고 보지 못했다.지금의 납승들이 그것
                을 보고자 한다면 당장에 등줄기를 갈겨 주리라”하였다.
                  원통(圓通)국사가 이르되 “덕산의 자손됨이 잘못이 아니로
                다”하였는데,본록(本錄)에는 “삼문을 들고서 등롱 위로 온다
                했으니 어찌하여야 하는가?”하고는,스스로 대신 이르되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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