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3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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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下 173


                  앞(제57칙)에서 엄양(嚴陽)이 조주를 만나는 화두를 송한 곳
                에도 도끼자루를 썩인 나무꾼의 이야기가 본전(本傳)에 있고,
                또 앞(제50칙)에서 설봉의 마지막 구절을 송한 곳에도 호공(壺
                公)이 나무에 걸려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그 본전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비장방(費長房)이 보니 호공이 약을 파는
                데 에누리[二價]를 하지 않고,항아리를 나무에 달아 놓고는 항

                아리 속으로 홀짝 뛰어드는 것이었다.비장방이 누대 위에서
                보다가 예사로운 사람이 아님을 알고는 이르되 “소제하고 음식
                바치는 일을 사양치 않으리라”하였다.오래되자 그의 돈독한
                믿음을 알고는 호공이 이르되 “해가 져서 아무도 없을 때 오시
                오”하였다.그리고는 “나를 따라 뛰어드시오”하매,비장방도
                그 말에 따라 항아리 속으로 뛰어드니 누대가 있고 5색의 겹문
                이 있으며 좌우에는 수십 명의 시자가 늘어서 있었다고 한다.
                  이상의 두 구절 중 위의 구절은  보장론 을 송한 것이요,아

                래의 구절은 운문의 말씀을 송한 것이다.다음의 두 구절 중
                첫 구절은 분명함을 송한 것이요,다음 구절은 명백함을 송한
                것이니,그는  보장론 의 뜻은 비록 명백하고 분명하지만 몇
                사람이나 알아듣겠는가 함이다.이에 운문이 그 변화를 틔워서
                한 가닥의 살길을 지적해 내되,“싸늘한 물고기는 깊이 처져
                입질을 않는데”라고 했으니,이는 강자(舡子)의 “밤은 고요하고
                물은 차서 고기가 물지 않으니”한 것을 인용한 것이다.금빛

                파도[金波]와 계수나무 그림자[桂影]는 배에 가득한 밝은 달이
                니,금빛 파도와 계수나무 그림자는 달의 별명이다.
                  천동은 이르기를 “맑은 빛이 눈[眼]에 비치니 집을 잃은 것
                같다”하였고,조주는 이르되 “노승은 밝고 흰 속에 있지 않
                다”하였으니,그러므로 이르기를 “흥이 다하자 맑은 노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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