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7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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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下 177


                이르되 “적멸(寂滅)은 일심(一心)이라 이름하고 일심은 여래장
                이라 이름하는데,세 가지 뜻을 갖추었다.첫째는 가려 덮는다
                는 뜻[隱覆義]이니 여래를 덮어 감추기 때문이요,둘째는 머금
                어 거둔다는 뜻[含攝義]이니 모든 중생과 국토를 머금어 거두
                기 때문이요,셋째는 낸다는 뜻[出生義]이니 능히 무루(無漏)의
                인과와 인천(人天)의 도행을 내기 때문이다”하였으니,처음은

                미혹할 때의 경지요,나중은 깨달았을 때의 경지요,중간은 본
                체를 지적한 것이다.또  승만경(勝鬘經) 에서는 두 가지 여래
                장을 설한다.첫째는 공여래장(空如來藏)이니 온갖 번뇌를 벗어
                나 여의었기 때문이요,둘째는 불공여래장(不空如來藏)이니 항
                하사보다 많은 불사(不思)의 불법을 구족했기 때문이다.
                  종남산 운제사의 사조선사가 처음 남전에 있을 때 “마니주를
                아는 이가 없으나……”를 물었고 또 “구슬”을 물었는데 남전이
                이르되 “가거라,너는 내 말을 알지 못한다”하매,사조가 이로

                부터 믿어 들어갔다.원통(圓通)국사가 이르되 “지금에도 믿어
                들어가는 자가 있는가?만일 있다면 망상(罔象)이 이를 때에 빛
                이 찬란하고,만일 없다면 이루(离婁)가 떠나는 곳에 파도가 충
                천할 것이다”하였다.불과(佛果)는 이르되 “온 땅덩이가 그대
                로 여래장이거니 어디에다 마니주를 둘 것이며,온 땅덩이가
                그대로 마니주이거니 무엇을 일러 여래장이라 하겠는가?”하였
                고,설두(雪竇)는 다르게 이르되 “험한 백 자 장대 끝에서 광대

                놀이를 하는 것은 좋은 솜씨가 아니다.거기에다 눈길을 돌려
                손과 주인을 엇바꿀 수 있어야 능히 범의 굴에 깊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만일 그렇지 않다면 설사 사조가 깨달았다 해도
                역시 용두사미(龍頭蛇尾)일 것이다.머리와 꼬리가 완전한 것을
                보기를 요한다면 역시 천동화상이어야 할 것이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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