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9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P. 179
종용록 下 179
것이 그것인가?왕래하지 않는 것이 그것인가?그 속에서 그대
들이 시비를 가려내고 사활을 밝혀 낸다면 마음에 응하는 대로
손에 얻으리라.손바닥에 지적한다[指掌]함은 본래 논어(論
語:八佾) 에서 나왔다.남전이 손바닥을 지적하고 구슬을 지
적함이 마치 그대의 손바닥에다 놓아주듯 그대에게 보여주었
으니 왕래하건 왕래하지 않건 그대로가 장이요,응한다거나 응
하지 않는다거나에 모두가 구슬이거니 무엇을 의심하겠는가?
일러 보라.구슬에서 장이 나오는가,장에서 구슬이 나오는가?
한 덩어리로 만들어서 다시 두 토막으로 나누었도다.
법화경 에서 부처님이 문수사리에게 이르시되 “전륜왕이
병사들 가운데 큰 공이 있는 자를 보면 매우 기뻐하면서 이 믿
기 어려운 구슬을 오랫동안 상투 속에 숨겨 두어 함부로 남에
게 주지 않았던 것인데 이제 주노라”하였고,황제(黃帝)가 망
상을 시켜 구슬을 찾아냈다고 하였으니,수산의 3구(제76칙)에
서 이미 밝힌 바가 있다.고동바퀴[機輪]가 도는 곳에 지혜로운
눈이 도리어 흘린다고 전(제40칙 수시)에 말하였는데,만일 재
주[伎倆]없는 가운데서 능히 재주를 부리는 이가 아니면 “가
거라,그대는 나의 말을 알지 못한다”고 능히 말하지 못했을
것이니,운제는 거기서 깨달은 것이다.
동산(洞山)이 이르되 “기쁨이 없지 않으니 마치 쓰레기 더미
에서 한 알의 밝은 구슬을 얻은 것과 같다”하였는데,만송은
이르노니 “나는 작은 이익을 보고 기뻐한 비렁뱅이 동산 같지
는 않으니 이는 기쁨이 기쁨이 아니어서 여래장 안에서 한 알
의 밝은 구슬을 쳐부수는 것 같다”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