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1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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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下 181


            라”하였다.
               -본분 자리에서 만나는구나!
               승이 다시 묻되 “화상께서 그를 보살필 때가 어떻습니까?”하

            니,
               -어떤 눈이 있기에 본다는 것인가?
               동산이 이르되 “병 있는 것을 보지 않느니라”하였다.

               -오직 거짓을 참구하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할 뿐이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옛사람이 노(老)․병(病)․사(死)의 경계를 향해 떠날 때에는
                자유롭게 유희했는데 그 중에도 동산이 매우 특이[奇怪]하였다.
                이미 약간의 병환을 보이자 대중이 문안을 갔는데 그 중 한 승
                이 묻되 “화상께서 병환이 나셨는데 병들지 않은 분이 있겠습
                니까?”하였으니,그 승의 말속에 메아리가 있고 구절 속에 기
                봉을 드러냈는지라 병자가 안목을 갖추었는가를 살피려 한 것
                이다.이에 동산이 이르되 “있느니라”하였으니,근지러운 곳을

                긁어 주면서 병이 완전히 나은 것이다.승이 다시 묻되 “병들
                지 않은 이가 화상의 병을 간호해 드립디까?”하였으니,이 영
                (令)을 거꾸로 시행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리려 했던 것인데 동산이 이르되 “노승이 도리어 그를 보살
                펴야 할 책임이 있느니라”하였다.만일 인정으로 말한다면 병
                들지 않은 자가 합당히 병든 이를 간호해야 할 터인데 동산은

                도리어 이르되 “노승이 도리어 그를 보살펴야 할 책임이 있느
                니라”하였으니,이 어찌 세속의 인정으로 문안하는 도리이겠
                는가?그 승은 더욱 철저히 만나 보고자 하여 다시 묻되 “화상
                께서 그를 보살핀 뒤엔 어떠합니까?”하였으니,그대는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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