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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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볼 때가 어떠합니까?”하니,
-보았다면 헤친 것이 아니요,헤쳤다면 본 것이 아닐 것이다.
석상이 이르되 “그는 국토가 없거니,어디서 그를 만나겠는가?”
하였다.
-앉지 않았으면 곧 부처이리라.
승이 돌아와서 협산에게 이 일을 이야기하니
-왔다 갔다 하기가 쉽지 않았겠군!
협산이 상당하여 이르되 “문정(門庭)의 시설은 노승에게 미치
지 못하거니와 진리에 들어가 깊이 있게 이야기하기로는 석상보
다 백보(百步)나 떨어졌다”하였다.
-제각기 말뚝 하나씩을 얻었구나!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담주(潭州)의 석상 경저(石霜慶諸)선사는 처음 위산(潙山)에서
미두(米頭)의 소임을 맡았었다.막 쌀을 까부르려는데 위산이
지나다가 이르되 “시주의 물건을 함부로 버리지 말지니라”하
니,석상이 대답하되 “감히 버리지 않습니다”하였다.위산이
땅에서 쌀 한 알을 주워 올려 보이면서 이르되 “그대는 버리지
않는다 했지만 이건 무엇인고?”하매,석상이 아무 말 없었다.
위산이 거듭 이르되 “이 한 톨의 쌀을 속이지 마라.백․천 알
이 이 한 알에서 나오느니라”하니,석상이 되짚어 묻되 “이
한 톨은 어디서 생긴 것입니까?”하매,위산이 크게 웃고는 방
장으로 돌아갔다.저녁이 되자 상당하여 이르되 “대중이여,쌀
속에 벌레가 있느니라”하였다.
나중에 도오(道吾)에게 참문하여 “눈에 뜨이는 것 모두가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