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5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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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下 205


                용한 이가 없었으니,이른바 불사와 인정이 동시에 두루하고
                만족하다는 것이다.어떤 관리가 귀종(歸宗)을 뵙고 물었는데
                귀종이 모자의 양쪽 끈을 당겨 보이면서 이르되 “알겠는가?”
                하였다.관리가 대답하되 “모르겠습니다”하니,귀종이 이르되
                “노승이 머리에 풍병이 있어서 그러니 모자를 벗지 않는다고
                수상하게 여기지 말아 주시오”하매 관리가 말이 없었는데,만

                송은 이르노니 “한신(韓信)의 높은 공에 누가 감히 같을 수 있
                으랴?몸을 날려 연운잔(連雲棧:요새)을 부수어 버렸노라”하
                노라.
                  조국(趙國)에 화(和)씨의 구슬[璧]이 있었는데 연(燕)의 소왕
                (昭王)이 대를 쌓고 천 금을 그 위에 쌓아 놓은 뒤 천하의 선비
                를 불러 연회했던 일이 있으므로 천금대(千金臺)라 한다.
                  또 송하기를 “중원의 보배여,한 떨기의 광명이 하늘을 비추
                고 땅을 비춘다”했는데,남전이 이르되 “귀하지도 않고 천하

                지도 않으니 어떻게 값을 매길꼬?”했으니 그러기에 값을 매기
                기 어렵다는 것이다.금륜왕(金輪王)은 네 천하를 다스리고,은
                륜왕(銀輪王)은 세 천하를 다스리고,동륜왕(銅輪王)은 두 천하
                를 다스리고,철륜왕(鐵輪王)은 한 천하를 다스리나니 모두 알
                것이다.금륜왕이 비록 칠보를 가졌지만 겨우 네 천하만을 밝
                게 비춘다.그러나 그것은 중원의 한 보배가 온통 시방법계를
                한 떨기 광명으로 비추는 것만은 못하다.

                  그렇거늘 흥화가 경솔히 문득 이르되 “폐하의 보배를 좀 보
                여주십시오”한 것은 참을 수 없이 괘씸한 일이겠으나 동광제
                는 당대의 천자로서 큰 단월(檀越)이 되어 그에게 베풀어주었
                으니 가히 ‘작가인 군왕은 천연(天然)으로 있다 하리로다.삼각
                법우(三角法遇)가 대중에게 보이되 “무릇 설법하는 자는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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