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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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이한 것을 보고도 괴이하게 여기지 않으니
               시비가 끊어진 이여,
               -그 괴이함이란 스스로 부른 것이지.

               홀로 우주에 섰으되 궤철(軌轍)이 없도다.
               -태평은 꺼릴 것이 없으니 어디엔들 멋이 없으랴?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이는 “이것은 감원의 방이니 어느 것이 전좌의 방인가?”한
                진산주의 말을 송한 것이다.의지할 곳이 없을 때에 자연히 활
                짝 트이고 얽매이지 않는 곳에 으레 드높고 한가롭다.평온스
                러운 나라에 몇 사람이나 이를 수 있던고?모름지기 끊을 번뇌

                가 없고 참구할 선도도 없어야 하나니 하루 24시간 가운데 옷
                입고 밥 먹는 것을 제외하고는 바로 그것이 한가로이 마음을
                쓰는 곳이다.
                  진공(進公)이 물은 뜻에는 옛 것을 따지고 지금 것을 징험하
                며 계급을 나누고 역량(力量)을 판정하는 낚싯줄이 약간은 있
                었으나 그 호탕한 몸과 마음은 본래가 시비를 초월하였다.한
                편 수공(脩公)도 여래선(如來禪)을 이해하고 본분 도리를 평범
                하게 설명했다 할 만하나 백장이 이르기를 “경에 의지해서 이

                치를 풀이하는 것은 3세불의 원수다”하였음에야 어찌하랴?그
                러므로 역량(力量)을 살짝 나누고 계급을 잠시 세우면서 이르
                되 “죽순은 보드라워서 쓸모가 없고 대나무라면 대껍질이라야
                천 근을 당길 수 있다”하였으니,말의 자취가 생긴 시초이며
                시비가 생긴 동기가 되었다.
                  진공이 그를 위해 살아 있는 기개[生機]한 가닥을 지적해
                준 것은 문호를 열고 궤칙을 따로 세워 도반을 속인 것은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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