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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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下 33
보스럽다고 거뜬히 말하랴?”한 것은 왕범지(王梵志)라는 사람
이 버선을 뒤집어 신으니 사람들이 모두 이르되 “잘못되었다”
고 했으나,“차라리 네 눈알을 찌를지언정 내 다리는 숨길 수
없으리라”한 데서 나온 말이다.왕범지는 기묘한 사람이어서
이 말씀이 인간세계에 크게 퍼졌으니 가히 가죽등피[皮燈毬]가
속은 밝고 밖은 어두운 것과 같다 하리라.
마지막 구절은 푸근히 참구해서 사그라진 골동품 같은 경지
까지 이르러,속눈썹과 겉눈썹이 온통 떡이 되었는데 하루아침
에 가려운 뱃가죽을 건드려 터뜨리니 심장,간장,오장이 몽땅
튀어나왔다는 소식을 송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