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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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을 져다가 강을 메운다.
               허공에 도장을 친[印]글자는 형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절대로 조각하지 마라.

               천륜(天輪)과 지축(地軸)을 묘하게 운전하고
               -저울대가 손아귀에 있다.
               무의 씨[武緯]와 문의 날[文經]을 비밀하게 벌려 놓았다.
               -장군과 재상의 재주가 온전하구나.

               풀어놓았다 걷어 모으고
               -목주(睦州)가 아직도 있는데

               홀로 서서 두루 다닌다.
               -노씨(老氏)가 다시 태어났도다
               기미[機]가 현추(玄樞)를 발함이여,푸른 하늘에 번개가 번뜩이
            고

               -손을 쓸 겨를이 없다.
               눈에 자색빛을 머금음이여,밝은 낮에 별을 본다.
               -네 천하를 환히 비춘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도를 뜻하는 고리[道環]는 비어서 가득 찬 때가 없다”하니

                이는 사람도 소도 보이지 않는 곳에 달이 바야흐로 밝은 때이
                다.자각(慈覺)이 이르되 “누가 알았으랴?마지막의 한 점이 바
                로 천지가 나뉘기 이전의 도를 뜻하는 고리일 줄이야”하였는
                데, 장자 에 이르기를 “현추[樞]가 비로소 고리[環]의 복판에
                자리잡고서야 무궁하게 응한다”하였는데,천동이 이 일을 빌
                려 원상을 그려 바치는 시늉을 송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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