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7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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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下 87
겠는가?만일 조사의 뜻이나 부처의 뜻을 가지고 이 경지를 헤
아린다면 조계의 한 가닥 길이 몽땅 침몰하리라.누군가가 이
를 수 있겠는가?이를 수 있는 자가 있거든 나오라”하였다.이
에 어떤 승이 묻되 “어떤 것이 부처를 뛰어넘고 조사를 뛰어넘
는 말씀입니까?”하였는데,운문이 이르기를 “호떡이니라”한
것이다.
승이 다시 이르되 “그것과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하니,운
문이 이르되 “분명한데,무슨 관계가 있느냐고?”하고는,다시
이르되 “그대는 알았다고 생각지 마라.어떤 이가 조사의 뜻을
말하는 것을 보면 문득 그에게 ‘부처를 뛰어넘고 조사를 뛰어
넘는 이야기의 도리’를 묻는데 그대는 무엇을 부처라 하고,무
엇을 조사라 하기에 부처와 조사를 뛰어넘는 이야기를 하고는
문득 삼계를 벗어나는 도리를 묻는가?그대는 삼계를 가져와
봐라.무슨 놈의 견․문․각․지가 그대를 장애하며,무슨 놈
의 성․색의 법이 그대로 하여금 알게 하는가?안다 해도 무슨
식은 찻잔 같은 말인가?”하였다.
또 어떤 승이 묻되 “어떤 것이 부처를 뛰어넘고 조사를 뛰어
넘는 말씀입니까?”하니,운문이 이르되 “포주(蒲州)의 마황(麻
黃)과 익주(益州)의 부자(附子)니라”하였다.또 이르되 “자,이
리들 오너라.내가 그대들에게 물으리라.여러분들이 제각기
주장자를 비스듬히 메고 이르기를 ‘나는 참선하고 도를 배워서
부처를 뛰어넘고 조사를 뛰어넘는 도리를 찾노라’하는데,내
가 다시 그대들께 묻노니,‘하루 24시간 행주좌와하는 가운데
와 똥 누고 오줌 눌 때와 나아가서는 뒷간[苑沆]의 구더기떼와
저자거리에서 염소고기를 파는 도마 위에도 부처를 뛰어넘고
조사를 뛰어넘는 도리가 있는가?’”하였다.불과(佛果)가 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