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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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下 77


                나투시어 우리들에게 보여주셨다”하였다.이 무상삼매(無相三
                昧)는 형상이 보름달 같으니 불성의 이치가 확연하고 텅 빈 것
                에 견주었을 뿐이다.
                  원상이 동토에서 일어난 것은,혜충(慧忠)국사께서 시자 탐원
                (眈源)에게 전하시고 탐원은 참기(讖記)와 함께 받아서 앙산(仰
                山)에게 전함으로부터이다.그러므로 요즘은 그것을 위앙의 가

                풍이라고 하기에 이르렀다.
                  명주(明州)오봉 양(五峯良)화상이 일찍이 40칙을 저술하니
                명교 계숭(明敎契嵩)선사가 서문을 써서 양화상의 말을 인용하
                여 칭찬하되 “원상에는 모두 여섯 가지 명칭이 있으니 첫째는
                원상이요,둘째는 의해(義海:진리의 바다)요,셋째는 암기(暗
                機:숨은 기밀)요,넷째는 자학(字學:글자의 학문)이요,다섯
                째는 의어(意語:뜻으로 하는 말)이요,여섯째는 묵론(黙論:침
                묵으로 하는 토론)이라 하니라”하였다.

                  위앙 종파에서는 이에 대해 이런 말이 전해 내려온다.탐원
                이 앙산에게 이르되 “국사께서 육대에 전해 오던 원상 97개를
                나에게 주시면서 이르시기를 ‘내가 열반에 든 뒤 30년에 남쪽
                으로부터 한 사미가 와서 이 법을 크게 일으키리라’하였는데,
                내가 이제 이 예언을 상고해 보건대 일이 그대에게 해당되느니
                라”하였다.앙산이 받자마자 불에 태워 버렸는데,탐원이 어느
                날 또 이르되 “지난번에 전해 준 원상을 깊이 잘 보존해야 할

                것이니라”하니,앙산이 이르되 “이미 불태워 버렸습니다”하
                였다.탐원이 이르되 “그대는 그래도 되겠지만 미래의 사람들
                은 어찌하라는 것인가?”하니,앙산이 이르되 “화상께서 만일
                요구하신다면 다시 하나 그려 바치겠습니다”하고는,즉석에서
                다시 그려 바치니 하나도 어긋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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