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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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6칙
                      경청의 껍질을 깨고 나옴[鏡淸啐啄]


















               수시
                   도란 지름길이 없고 그 자리에 들어서기가 매우 힘들고,법
                 이란 보고 들을 수 없으며 말과 생각과는 멀리 떨어져 있다.만

                 일 가시덤불 숲을 뚫고 불조(佛祖)라는 속박마저도 풀어 젖히고
                 은밀한 경지를 얻는다면,모든 하늘이 꽃을 바치려 해도 바칠
                 길이 없고,외도가 남몰래 엿보려 해도 엿볼 문이 없을 것이며,
                 종일토록 행하여도 일찍이 행했다 할 것이 없고,종일토록 말하
                 여도 일찍이 말했다 할 바 없다.그리하여 자유자재하여 줄탁
                 (啐啄)의 기틀을 펴고,죽이고 살리는[殺活]칼을 쓸 수 있게 된
                 다.
                   설령 이와 같아도,모름지기 그것은 방편문[建化門]가운데에
                 서 한 번은 추켜 올렸다가 한 번은 깎아 내렸다 하는 것임을

                 안다면,그래도 조금은 나은 편이다.그러나 본분의 일에는 전
                 혀 아무런 관계가 없다.무엇이 본분의 일인가?본칙의 거량을
                 살펴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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