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4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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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 보라,이는 무슨 도리인가를.이 스님이 말한 것이라고
는 모두 “저는 처음엔 마치 등불의 그림자 속에서 걷는 것과
같았다”는 것뿐인데,무엇 때문에 풍혈스님이 바로 “그대가 알
았구나”라고 말했을까?
훗날 취암(翠巖)스님은 이에 대해서 “남원스님이 (장량처럼)
비록 장막 안에서 계획을 세워 천 리 밖의 승부를 결판 짓는
솜씨가 있다고는 하지만 너른 땅에 알아보는 사람이 적은 것을
어찌하랴”라고 염(拈)하였으며,풍혈스님은 “남원스님이 당시에
그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가 등줄기를 후려쳐서 그가 어떻게
하는가를 보았어야 했다”고 염하였다.이 공안을 알아차린다면
경청스님이 이 스님을 어떻게 인도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여
러분은 어떻게 해야 그가 말한 ‘형편없는 놈’이라는 소리를 면
할 수 있을까?이 때문에 설두스님은 그가 말한 ‘형편없는 놈’
을 좋아하여 송을 하였다.
송
옛 부처는 가풍이 있어
-말소리가 아직도 귓전에 맴돈다.천고의 본보기로다.석가 노인을 비
방하지 말아라!
(제자를 위해)거량하다가 깎아 내림을 당했네.
-콧구멍이 어찌 산승의 손아귀에 있느냐?형법대로라면 열세 대를 때
려야 하지만 여덟 대만으로 봐주겠다.그대는 어떻게 하려는가?한
수 물려주리라.(원오스님은)후려쳤다.
새끼와 어미가 서로 모르는데
-서로 몰랐는데 어찌 줄탁이 있을까?원래부터 그렇다.
어느 누가 함께 줄탁을 할 수 있을까?
-산산이 부서졌구나.노파심이 간절하다.착각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