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7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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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上 157


                   “알아차렸다!”라고 한 것은 이 스님이 “살아나지 못한다면
                 사람에게 비웃음을 받을 것이다”고 말한 것을 노래한 것이다.
                 무엇 때문에 설두스님은 “아직도 껍데기 속에 있다”고 말했을
                 까?설두스님이 돌 부딪치는 불빛 속에서 흑백을 구별하고 번
                 개 치는 기틀 속에서 실마리를 분별한 것이다.
                   경청스님은 또한 “형편없는 놈”이라고 말했는데,설두스님은

                 “거듭 얻어맞았다”고 했으니 이렇게 힐난한 것은 조금은 옳다
                 고 하겠다.
                   경청스님은 또한 “형편없는 놈”이라 했는데,경청스님은 사
                 람의 눈동자를 바꾸어 버릴 수 있는 사람이라 불러도 되겠느
                 냐?이 구절이 “아직도 껍데기 속에 있다”는 말이 아니고 무엇
                 이겠는가?그러나 이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도대체 뭐가 같단
                 말인가?만약 알아차릴 수 있다면 천하를 두루 돌아 행각하면
                 서 은혜에 보답할 자격이 있으리라.산승이 이처럼 말한 것 또

                 한 “형편없는 놈”에 해당한다.
                   “천하의 납승은 부질없이 겉모습만 더듬는다”고 하였는데,
                 어느 누가 겉모습을 더듬는 놈이 아니겠는가?여기에 이르러서
                 는 설두스님은 더더욱 천하 납승들에게 누를 끼쳤다.
                   말해 보라,경청스님의 어느 점이 이 스님을 제접했던 곳인
                 가?천하의 납승들이 뛰어 본들 벗어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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