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6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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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꺾어 버렸다.남의 흉내를 내는군.
               그림자 없는 나무 아래에는 함께 타는 배가 떴다.”
                -조사가 죽었구려.스님은 무슨 말을 하는가?

               설두스님은 착어하였다.
               “바다는 잠잠하고 강은 맑도다.
                -큰 파도가 저 멀리 아득하고 흰 물결은 하늘까지 넘실거린다.그래도
                 조금 멀었다.

               유리전(瑠璃殿:서방정토의 궁전)위에는 아는 이 없구나.”
                -쯧쯧!
               설두스님은 착어하였다.
               “이것으로 내 말은 끝이다.”
                -도적이 떠난 뒤에 활을 당겼군.아직도 말소리가 귓전에 맴돈다.


               평창
                   숙종․대종은 모두가 현종(玄宗:685~762)의 자손인데 태자
                 로 있을 때 항상 참선하기를 좋아하였었다.나라에 큰 도적(안
                 록산)의 난리로 현종이 서촉 땅으로 피난하였다.당(唐)나라의
                 원 도읍 장안(長安)은 안록산에게 점령당하여 그 후에 다시 낙
                 양(洛陽)으로 도읍을 정하고,숙종이 섭정(攝政)을 했다.
                   이때에 충국사는 등주(鄧州)백애산(白崖山)암자에 주석하였
                 는데,지금의 향엄도량(香嚴道場)이 바로 그곳이다.40년 간 산
                 에서 내려오지 않았으며,그의 도행(道行)은 서울까지 명성이

                 자자하였다.임금은 상원(上元)2년에 중사(中使)에게 칙명을 내
                 려 내전(內殿)에 입시(入侍)케 하고,스승으로 모셔 매우 존경하
                 였다.
                   일찍이 황제에게 위없는 도[無上道]를 연설하였으며,스님이
                 조정에서 물러날 때 황제가 몸소 수레에 올라 전송을 하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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