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9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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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上 169


                 하였는데,그래도 조금 나은 편이다.
                   말해 보라,여기에서 “모르겠습니다”고 한 것과 무제(武帝)가
                 “모르겠습니다”고 대답한 것이 같은지,다른지를?비록 비슷하
                 기는 하나 같지는 않다.
                   국사가 “저에게는 법을 부촉한 제자 탐원이 있는데 이 일을
                 알고 있으니 조서를 내려 그에게 묻도록 하십시오”라고 한 데

                 대해,설두스님은 염송하기를 “한 손바닥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
                 는다”라 했다.
                   대종이 “모른다”고 했던 것은 그만두더라도 탐원은 알았을
                 까?다만 그저 “스님께서는 탑의 모양을 말씀해 주십시오”라는
                 말을 했을 뿐이다.온 누리 사람들은 어찌할 수가 없다.
                   오조 법연스님께서 염하였다.
                   “그대는 한 나라의 국사인데 무엇 때문에 말해 주지 않고 제
                 자에게 떠 미루었는가?”

                   국사가 입적한 뒤 황제는 탐원에게 조서를 내려 “그 뜻은 무
                 엇이냐?”고 물었더니,탐원이 (혜충)국사의 입장이 되어 어설픈
                 중국어로 이러쿵저러쿵 떠벌렸다.그러나 (설두스님은)자연스
                 럽게 국사의 말씀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만 한 송[祖庭
                 事苑出齊時]으로

                     상주의 남쪽 담주의 북쪽,

                     그 가운데 황금이 있어 온 나라에 가득하구나.
                     그림자 없는 나무 밑에는 ‘함께 타는 배’가 떴고
                     유리전 위에는 아는 사람 없다.


                 라고 하였다.
                   탐원스님의 이름은 응진(應眞)이며,국사의 처소에서 시자(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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