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3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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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上 183


                 한다.
               “나에게 선판(禪板)을 가져오너라.”
                -선판으로 무엇을 하려고…….하마터면 놓칠 뻔했다.위험!

               용아스님이 선판을 가져다가 취미스님에게 드리자,
                -또한 역시 잡으려 해도 되질 않는군.청룡을 태워 줘도 몰 줄을 모르
                 네.애석하다.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네.

               취미스님이 받자마자 곧바로 후려치니,
                -잘했다.죽은 놈을 쳐서 무엇 하느냐?(제일의제가 아닌)둘째 번에
                 떨어져 버렸군.
               용아스님이 말하였다.
               “치는 것이야 마음대로 치십시오마는 그러나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은 없습니다.”
                -이놈의 말이 둘째 번에 떨어졌구나.적이 떠난 뒤에 활을 당기는구
                 나.
               용아스님은 다시 임제(臨濟:?~866)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총림의 케케묵은 공안을 거듭 물어 오네.반푼의 값어치도 되지 않는
                 다.
               “나에게 포단(蒲團)을 가져오게.”
                -조계의 물결이 서로 흡사하다면 죄 없는 많은 양민을 산 지옥에 빠
                 뜨리게 되리라.함께 판결을 내려 한 구덩이에 묻어 버려라.

               용아스님이 포단을 가져와 임제스님에게 주자,
                -여전히 잡으려 해도 되지 않고,여전히 영리하지 못하군.월(越)나라
                 와 비슷하고 양주(楊州)를 방불케 한다.

               임제스님이 받자마자 바로 후려치니
                -잘했구나!이런 죽은 놈을 때리다니 때리는 자가 불쌍하다.쏙 빼 닮
                 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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