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6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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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가 뭐라 하더냐?”
“ 그는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 말이 없었다 하지 말고,떨어진 덕산스님의 머리를 노승에
게 바쳐 보아라.”
용아스님은 여기에서 깨치고 드디어 향을 올리며 멀리 덕산
스님을 바라보면서 예배하고 참회하였다.덕산스님은 이 소식
을 듣고 말하였다.“동산 늙은이가 좋고 나쁨도 가릴 줄을 모르
는구나.그놈(용아스님)이 죽은 지가 언제인데…….구제한들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그에게 노승의 머리를 짊어지고 천하를
돌아다니라고 하여라.”
용아스님의 근기가 총명하고 민첩하여 몸 전체에 선(禪)냄
새를 풍기며[一肚皮禪]행각하면서 곧바로 장안(長安)의 취미스
님을 찾아가 물었다.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 나에게 선판(禪板)을 가져오너라.”
용아스님이 선판을 가져다 취미스님에게 주자,취미스님은
받자마자 바로 그를 후려치니,용아스님은 말하였다.
“치는 것이야 마음대로 치십시오만 그러나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은 없습니다.”
또다시 임제스님에게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
까?”하자,임제스님은 “나에게 포단을 가져오라”고 하였다.
용아스님이 포단을 가져다 임제스님에게 주니,임제스님도
받자마자 그를 후려쳤다.용아스님은 “치는 것은 마음대로 치십
시오만 그러나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은 없다”고 하였다.
그가 질문을 던진 이유는 참으로 곡록목상(曲彔木床:禪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