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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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上 45


                 낍니까?”
                   “ 나도 모르겠다.”
                   “ 스님께서 모르신다면 무엇 때문에 ‘명백한 속에도 있지 않
                 다’고 하십니까?”그러자 조주스님이 이르기를 “묻는 일이 끝났
                 으면 절하고 물러가라”하니,이것은 옛사람이 도를 물었던 공
                 안이다.설두스님은 이를 인용,하나로 꿰뚫어 송(頌)하기를,

                 “지극한 도는 어려움 없으니 간택을 안 하면 될 뿐이다”라 했
                 다.요즈음 사람들이 옛사람의 뜻을 알지 못하고 오로지 언구
                 (言句)만 되씹을 뿐이니 언제 마칠 기약이 있겠는가?팔방으로
                 통달한 작가 선지식이라면 비로소 이 말을 분별할 수 있을 것
                 이다.
                   다음 같은 고사를 못 들었느냐?
                   어떤 스님이 향엄(香嚴)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도입니까?”

                   “ 고목 속에서 용이 우느니라.”
                   “ 어떤 것이 도 가운데에 있는 사람입니까?”
                   “ 해골 속의 눈동자니라.”
                   그 스님이 훗날 석상(石霜)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고목 속에서 용이 우는 것입니까?”
                   “ (아직도 희로애락 등의)감정에 얽매여 있구나.”
                   “ 무엇이 해골 속의 눈동자입니까?”

                   “ 아직도 알음알이[識]에 얽매여 있구나.”
                   그 스님은 또다시 조산(曹山)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고목 속에서 용이 우는 것입니까?”
                   “ 혈맥이 끊기지 않았다.”
                   “ 무엇이 해골 속의 눈동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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