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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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盤山스님은 이르기를)“향상일로(向上一路)는 1천 성
인도 전하지 못하는데,배우는 이들이 고생 고생하는 것이 마치
물에 어린 달 그림자를 잡으려는 원숭이와도 같다”고 말하였다.
이 “일면불 월면불”이란 몹시 알아차리기 어렵다.설두스님
도 여기에 이르러서는 송(頌)을 붙이기 어려웠으나,확철하게
알았기 때문에 평상시의 수행을 발휘하여 그것을 해석했다.여
러 사람들은 설두스님의 뜻을 알고자 하는가?아래의 글을 보
아라.
송
일면불 월면불이여!
-입을 열어 뱃속을 들여다보았다.마치 양쪽에서 거울이 서로 마주 비
춤에 그 가운데 어떤 형상도 없는 것 같구나.
오제 삼황(五帝三皇)은 무슨 물건인고?
-대단하군.그를 속이지 말아라!귀하기도 하고 천하기도 하구나.
20년 동안 괴로움을 겪으면서
-본래 그대 스스로 번뇌의 풀에 떨어진 것[落草]이지 산승과는 상관없
다.벙어리가 쓰디쓴 외를 먹는구나.
그대를 위하여 푸른 용이 사는 동굴을 몇 번이나 내려갔던고?
-그럴 필요가 뭐 있느냐?쓸데없는 짓 말아라.그렇다고 기특함이 없
다고 말하지는 마라.
억울하도다.
-남을 근심시키는구나.근심 있는 사람이 근심 있는 사람에게 말하지
마라.
뭐라고 말할 수가 없구나!
-누구에게 말할꼬?근심 있는 사람과 더불어 말하면 더욱 그 사람을
근심시킬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