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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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上 51


               눈 밝은 납승이여,가벼이 굴지 마라.
                -더더욱 신중히 하여야 한다.쯧쯧,삼천 리 밖으로 쫓아 버려라.

               평창
                   신종(神宗,재위:1067~1085)이 제위(帝位)에 있을 때 이 노
                 래가 나라를 풍자한 것이라 하여, 대장경 에 입장시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설두스님이 맨 먼저 “일면불 월면불이여”라고 하고,이 말을
                 마치고 “오제 삼황은 무슨 물건인고?”라고 했다.말해 보라,그

                 뜻이 무엇인가를.조금 전 말을 마치고 뒤이어 그것에 주석을
                 붙였다.그러므로 (梁山스님이)이르기를 “사해(四海)에 낚시를
                 드리우는 것도 사나운 용을 낚으려 함이다”라고 하였으니,이
                 한 구절로써 벌써 (할 말을)끝마쳤다고 하겠다.
                   뒤에 설두스님은 자신이 평상시에 마음쓰고 참구하였던 바를
                 노래하였다.“20년 동안 괴로움을 겪으면서 그대를 위하여 푸른

                 용이 사는 동굴을 몇 차례나 갔던가?”라는 것은 무엇인가?사람
                 이 푸른 용이 사는 동굴 속으로 들어가 여의주를 얻으려는 것
                 과 매우 같다고 하겠다.뒤에 미혹의 칠통을 타파하여 제법 기
                 특하다고 여겼더니,겨우 “오제 삼황은 이 무슨 물건인고?”라고
                 말할 정도밖에 못 되네.말해 보라,설두스님이 말한 핵심은 어
                 디에 있는가를.모름지기 스스로 뒤로 물러나 보아야만 비로소
                 그의 핵심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왜 듣지 못하였는가?흥양(興陽)의 부시자(剖侍者)가 법원(法
                 遠)스님의 질문에 대답했던 것을.법원스님이 묻기를,“사갈 용

                 왕이 바다에서 출현하자 천지가 진동하는데,얼굴을 마주하고
                 서로 만나면 어떻게 하겠습니까?”하니,부시자가 “금시조왕(金
                 翅鳥王)이 하늘에 있는데 어느 누가 거기에 머리를 내밀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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