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6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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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다.그에게 본분의 솜씨를 돌려줘라!
“스님께서는 뭐라고 하시렵니까?”
-과연 지고 말았군.창끝을 돌려 덤벼드는구나.참으로 감당키 어렵다.
도리어 창을 잡고 거꾸로 사람을 찌르는구나.
“하마터면 자신을 미혹할 뻔했느니라[洎*不迷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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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쯧쯧!결국 밝히려 해도 하질 못하고 마는군.
“자신을 미혹할 뻔하시다니 무슨 뜻입니까?”
-이 늙은이를 내질렀군.사람을 핍박하는구나.앞에 쏜 화살은 그래도
가벼운 편인데 뒤에 쏜 화살은 깊이 박혔다.
“몸을 빠져 나오기는 그래도 쉽지만 그것을 그대로 말하기란
어렵다.”
-(빼어난)자식을 기르게 된 인연이다.그렇긴 하지만 덕산스님과 임
제스님은 어디로 갔느냐?빗방울 소리가 아니라면 무슨 소리라고 하
랴?결국 밝히지 못하고 마는군.
평창
여기에서 또한 잘 알아야 한다.옛사람이 말한 한 기틀[一
機],한 경계[一境]는 수행자를 지도하고자 함이었다.
하루는 경청스님이 스님에게 물었다.
“문 밖에 무슨 소리인가?”
“ 빗방울 소리입니다.”
“ 중생이 전도(顚倒)되어 자신을 미혹하고 외물을 좇는구나.”
다시 물었다.
“문 밖에 무슨 소리인가?”
“ 비둘기 울음소리입니다.”
“ 무간지옥(無間地獄)의 업을 부르지 않으려거든 여래의 바른
*洎:巨자와 至자의 반절.뜻은 미치다[及]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