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1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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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中 121


                   “노승은 경계를 가지고 설명한 적이 없다.”
                   그가 이처럼 말한 것을 살펴보면,궁극의 꼼짝할 수 없는 자
                 리에서 한 번 꿈쩍하여 자연스럽게 천지를 덮었다고 하겠다.만
                 일 몸을 비끼지 못한다면 이르는 곳마다 막히게 될 것이다.
                   말해 보라,불법이 어떠니 저떠니 하는 헤아림이 조주스님에
                 게 있었는가를.만약 그가 불법을 헤아렸다 한다면 그는 무엇

                 때문에 심성(心性)을 말하고 현묘(玄妙)를 말하였을까?그가 만
                 약 불법이니 종지니 하는 헤아림이 없다고 한다면,그는 결코
                 그대의 물음을 저버리지 않은 것이다.
                   듣지 못하였는가?어떤 스님이 목평(木平)스님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불법의 대의입니까?”
                   “ 겨울 오이가 이토록 크구나.”
                   또 어떤 스님이 고덕(古德:歸宗)스님에게 물었다.
                   “깊은 산,가파른 벼랑처럼 전혀 사람의 자취가 끊긴 곳에도

                 불법이 있습니까?”
                   “ 있지!”
                   “ 어떤 것이 깊은 산 속에 있는 불법입니까?”
                   “ 돌멩이가 큰 것은 크고 작은 것은 작지.”
                   이러한 공안을 살펴보라.어려운 점이 어느 곳에 있는가?
                   설두스님은 그(조주스님)의 의도를 알았었기에 의로(義路)를
                 열어 그대에게 송을 한 것이다.


               송

               치밀한 물음으로 오래된 저울[老古錐:조주스님]을 한 대 내질
            렀지만
                -하필이면 이 늙은이를 내질렀을까?부딪치고 어느 곳으로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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