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4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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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 삼십 방망이를 먹이리라.설두스님의 송은 다음과 같다.


               송
               하나,둘,셋,넷,다섯,여섯,
                -또 세고 또 센다.낙숫물 지는 족족 얼어붙는다.궁리를 많이 하여
                 무엇 하려고?
               푸른 눈 달마가 셈하여도 다 하지 못하리.
                -삼생육십겁(三生六十劫)걸려도 다 셀 수 없다.달마인들 꿈엔들 알
                 았겠는가?스님은 무슨 까닭에 알면서도 일부러 범하였느냐?
               소림(少林)에서 신광(神光)스님에게 부촉했다고 부질없는 말들

            을 하더니만
                -한 사람의 헛소문에 많은 사람이 진짜인 줄로 전한다.애당초부터 잘
                 못되었다.

               옷을 걷어붙이고는 또다시 천축(天竺)으로 되돌아갔다고 말하네.
                -한 배를 탄 사람을 모두 속였다.부끄러움이 적지 않군.
               천축은 아득하여 찾을 곳이 없는데,
                -어느 곳에 있을까?비로소 태평하구나.지금은 어느 곳에 있을까?

               간밤에 유봉(乳峰)을 건너다보면서 잠을 잤네.
                -네 눈을 멀게 하는군.괜히 풍랑을 일으키는군.말해 보라,이는 법신
                 일까,불신일까?그대에게 삼십 방망이를 먹이리라.


               평창
                   설두스님은 꿰맨 흔적도 없는 것(여섯으로는 알 수 없다는
                 말)에 대해,훌륭히 안목을 드러내어 송으로써 사람들에게 보여

                 주었다.운문스님은 “여섯으로는 알 수 없다”고 말하였는데,설
                 두스님은 무엇 때문에 “하나,둘,셋,넷,다섯,여섯”이라 했을
                 까?설사 달마스님이라 할지라도 세지 못하리라.그러므로 “달
                 마스님이 알았다고 할 수는 있지만 깨쳤다고는 할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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