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6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P. 186
186
송
토끼와 말은 뿔이 있고
-(모든 것을)싹 잘랐구나!참으로 기특하구나.
소와 염소는 뿔이 없도다.
-(모든 것을)싹 잘랐구나!어떻게 생겼을까?다른 사람을 속일 수 있
어도 (나는 못 속여!)
가는 털도 끊겨서
-천상천하에 나 홀로 존귀하다.그대는 어디를 더듬거리냐!
산과 같구나.
-(그런 것이)어디에 있느냐?공연히 파도를 일으켰다.생명의 깊숙한
곳을 아프게 찔렀구나.
황금빛 영골이 지금도 남아 있어
-(주둥이질 못 하게)혀끝을 잘라 버리고 목구멍을 막아 버려라.한쪽
을 잘 드러내었다.사람들이 ‘저놈’을 모를까 염려스러울 뿐이다.
흰 물결이 하늘까지 넘실거리는데 어디에서 찾으랴.
-한 번 용서해 주었다.자기 속에 갖추어져 있으면서도 모르고 지나갔
군.눈과 귀 속 어디에도 없지.
찾을 곳이 없음이여!
-예상했던 대로이지.그래도 약간 나은 편이군.과연 깊은 구덩이에
빠져 버렸다.
신발 한 짝을 가지고 서천으로 돌아가다가 잃어버렸어라.
-조상이 변변치 못하여 자손에게까지 누를 끼쳤다.(원오스님은 탁자
를)치면서 말한다.무엇 때문에 여기에 있느냐?
평창
설두스님이 회통하여 설명을 잘하는 것으로 보아 운문스님의
자손답다.일구 가운데 삼구(三句)의 겸추(鉗鎚)를 갖추고,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