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0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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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으로 묻는군.그대들은 반드시 알아야만 한다.뒷산은 높고 앞산
은 낮다.
“잘못이 있다면 반드시 고쳐야지요.”
-상황을 보고 작전을 폈다.벌써 두 번째에 떨어져 버렸다.
“당장에 고쳐 봐라!”
-사로잡기도 하고 놓아주기도 한다.바람이 스치니 풀잎이 쓰러진다.
“화살은 잘 쏘셨는데 맞지는 않았습니다”하고 거양선객이 바
로 나가 버리자,
-예상했던 대로군!진술을 번복하려고 머뭇거리는가?두 번째 방망이
는 사람을 쳐도 아프지 않다.
흠산스님이 말하였다.
“잠깐,스님!”
-부르기는 쉬워도 보내기는 쉽지 않을걸.불러 세워 놓고 무얼 하려고
거양선객이 머리를 돌리자,
-과연 붙잡아 들이지 못하는군.적중했다.
흠산스님이 멱살을 움켜쥐고 말하였다.
“한 화살로 세 관문을 격파하는 것은 그만두고 저 흠산에다 화
살을 쏘아 보아라.”
-호랑이 아가리 속에 몸을 디밀었구나.역공격을 당했군.의로움을 보
고서도 실행하지 않는 것은 용기가 없는 것이다.
거양선객이 말을 할듯 말듯 망설이자,
-과연 찾지를 못했군.(원오스님이)두드리면서 애석하다고 말하였다.
흠산스님이 일곱 방망이를 치면서 말하였다.
“이놈이 앞으로도 30년은 더 헤매야 정신을 차리겠군.”
-법령을 제대로 집행하였군.시작도 있고 끝도 있으며 처음도 바르고
끝도 바르구나.이 방망이는 마땅히 (그 선객이)흠산스님에게 먹였
어야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