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8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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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 옛 거울이라 하십니까?”
“ (거울에)흠집이 생겼구나.”
“ 1천5백 명을 거느리는 선지식이 화두도 모르는군.”
“ 잘못했다.노승은 주지 일이 바빠서…….”
그 뒤 앙산스님에게 이르자 앙산스님은 준수하고 영리한 그
를 몹시 사랑하여 밝은 창문 아래(수좌 소임)에 앉도록 하였다.
하루는 어떤 관리가 찾아와 앙산스님을 참방하자,앙산스님이
물었다.
“무슨 관직에 계시오?”
“ 추관(推官:감찰관리)에 있습니다.”
앙산스님이 불자를 곧추세우면서 말하였다.
“이것을 감찰할 수 있겠소?”
관리가 대답이 없자,여러 대중들에게 물어보았으나 모두 앙
산스님의 뜻에 맞지 않았다.때에 삼성스님은 몸이 불편하여 연
수당(延壽堂)에 머물러 있었다.앙산스님이 시자(侍者)를 보내어
이 말을 그에게 물어보도록 하였더니,삼성스님은 말하였다.
“(본래 無事이거늘)화상께서 일삼고 계시는군.”
다시 시자를 보내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다시 묻자,“다
시 범하면 용서하지 않겠습니다”고 하였다.
당시 백장(百丈)스님은 선판(禪板)과 포단(蒲團)은 황벽(黃檗)
스님에게,주장자와 불자는 위산(潙山)스님에게 부촉하였는데,
그 뒤 위산스님은 앙산스님에게 이를 부촉하였다.
앙산스님이 이미 삼성스님을 크게 수긍하였는데,하루는 삼
성스님이 하직하고 떠나려 하자,앙산스님이 주장자와 불자를
전해 주니,삼성스님은 말하였다.
“저에게 스승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