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4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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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켰다”는 것은,부대사가 앞니 빠진 달마스님과 똑같이 (양무제
                 를)만났다는 것이다.달마스님이 처음 금릉(金陵)에 도착하여
                 무제를 뵙자,무제가 물었다.
                   “어떤 것이 성스런 이치[聖諦],으뜸가는 뜻[第一義]입니까?”
                   “ 텅텅 비어 성스런 이치[聖諦]라 할 것도 없습니다.”
                   “ 나와 마주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 모르겠습니다.”
                   무제가 이에 계합하지 못하자,달마스님은 드디어 양자강을
                 건너 북위(北魏)에 이르렀다.무제가 다시 이를 들어 지공스님
                 에게 물으니 지공스님은 말하였다.
                   “폐하께서는 이 사람을 아시는지요?”
                   “ 모릅니다.”
                   “ 이는 관음대사(觀音大士)로서 부처님의 심인(心印)을 전수하
                 는 사람입니다.”

                   무제는 후회하고 마침내 사신을 보내어 모셔 오도록 하였으
                 나,지공스님은 말하였다.
                   “폐하께서는 사신을 보내어 모셔 오라는 말씀을 마십시오.
                 온 나라 사람이 간다 해도 그는 되돌아오질 않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설두스님은 “당시에 지공 늙은이를 만나지 않았던
                 들 황급히 나라를 떠나는 사람이었으리오”라고 말했던 것이다.
                 당시에 지공스님이 부대사를 위하여 (그의 존재를 임금에게)말

                 해 주지 않았더라면 그도 나라를 떠났을 것이다.
                   지공스님이 주둥이를 나불대어 무제가 그에게 한 번 되게 속
                 임을 당한 것이다.설두스님의 생각은 “그가 양나라 땅에 찾아
                 와서 경전을 강의하며 경상을 후려칠 필요조차도 없었다”는 것
                 이다.그러므로 “왜 쌍림에 몸을 의탁하여,죽이나 밥이나 먹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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