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3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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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中 253


                 이처럼 강의하여야만이 경전 강의를 했다고 할 수 있다.그러하
                 기는 그렇지만 여러분은 부대사가 오로지 향상의 핵심을 드러
                 내고 칼날을 약간 노출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귀착점을 알게 하
                 여 곧바로 깎아지른 만 길 벼랑에 우뚝 서도록 하였다는 사실
                 을 모른 것이다.
                   지공스님이 좋고 나쁨도 분간하지 못하고 “부대사는  금강

                 경   강의를 마쳤습니다”라는 말을 하였으니,이는 (부대사의)
                 좋은 마음씨를 좋게 보답하지 못한 꼴이다.이는 마치 한 잔의
                 맛 좋은 술에다 지공스님이 물을 쏟아 붓는 격이며 한 솥의 국
                 물에 지공이 한 알의 쥐똥을 넣어 더럽힌 것과 같다 하겠다.
                   말해 보라,경전 강의가 아니라면 결국 무엇이라 해야 할까?
                 송은 다음과 같다.


               송
               쌍림(雙林)에 이 몸 의탁하지 않고

                -그를 붙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주머니 속에 뾰족한 송곳을 넣었으니
                 어찌 밖으로 삐져 나오지 않으리오?

               양나라 땅에서 티끌먼지 일으켰네.
                -세속에 들어가지 않으면 어떻게 분명한 것을 나타내리오?풍류가 없
                 는 곳이 참 풍류로다.

               당시에 지공 늙은이를 만나지 않았던들
                -도적질하는 데는 밑천이 필요치 않다.제짝을 끌고 가는군.
               황급히 나라를 떠나는 사람이었으리오.
                -(저놈들의 죄를)한 건에 처벌하라.(원오스님은)쳤다.


               평창
                   “쌍림에 이 몸 의탁하지 않고 양나라 땅에서 티끌먼지 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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