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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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7칙
반산의 마음을 구함[盤山求心]
수시
번개 치는 듯한 기봉을 생각으로 헤아리려 한다면 헛수고이
며,허공에 내려치는 천둥소리는 귀를 막아도 되지 않는다.머
리 위로는 (적진을 향한)붉은 깃발을 펄럭이고 귓전 뒤로는 쌍
검을 돌린다.만일 눈빛이 예리치 못하고 손이 날쌔지 못하면
어떻게 이 경지에 이를 수 있겠는가?어떤 사람은 고개를 떨구
고 오랫동안 생각하며 의근(意根)으로 헤아리지만,해골 앞에서
무수한 귀신을 본다는 것을 참으로 모른 것이다.말해 보라,의
근에 떨어지지도 않으며 득실에 얽매이지 않고,문득 이렇게 깨
달은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대해야 할까?거량해 보리라.
본칙
반산스님이 말했다.
“삼계(三界)에 법이 없는데
-화살이 활시위를 떠났으니 되돌아올 수는 없다.달이 밝아 통금 위반
자를 비추는구나.맞혔다.법을 아는 자만이 두려워할 줄 안다.말하
자마자 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