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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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中 63
였다.
송
삼계에 법이 없는데
-아이고 귀 따가워!또 그 소리냐.
어디에서 마음을 찾을까?
-애써 거듭거듭 들먹거리지 마라.스스로 살펴보라.(원오스님은)치면
서 말한다.이는 무엇이냐?
흰구름은 일산이요,
-머리 위에 머리를 얹혔다.천만 겹이로다.
흐르는 물소리 비파소리라.
-들었느냐?서로 장단을 잘도 주고받네.들을 때마다 애달프구나.
한두 곡조도 아는 이 없나니
-궁(宮)․상(商)의 소리도 아니고 각(角)․치(徵)의 소리도 아니다.남이
닦아 놓은 길을 따라가는군.오음육률(五音六律)이 모두 분명하다.스
스로 잘못을 인정하리라!들었다가는 귀먹는다.
비 개인 밤 못엔 가을 물이 깊다.
-내리치는 우레는 귀 막을 겨를이 없다.말이 많네.어디에 있느냐?
( 원오스님은)쳤다.
평창
“삼계에 법이 없는데 어디에서 마음을 찾겠느냐?”는 설두스
님의 노래는 마치 화엄(華嚴)의 경계와 같다.어느 사람은 “설
두스님이 무(無)속에서 노래를 하였다”하는데,눈꺼풀 뜬 놈
이라면 이처럼 이해하지는 않을 것이다.설두스님은 거기에 두
구절을 더하여 “흰구름은 일산이요,흐르는 물소리는 비파여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