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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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스님이 승당에 들어가자 양당(兩堂)의 수좌가 똑같이 소리를
질러댔다.어떤 스님이 임제스님에게 “빈(賓),주(主)가 있습니
까?”라고 물으니,임제스님은 “빈․주가 분명하다”고 대답하였
던 것’을 가지고 설봉스님에게 물었다.
“도대체 그 뜻은 무엇입니까?”
“ 내 지난날 암두․흠산스님과 함께 임제스님을 친견하러 가
는 도중에 스님이 이미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었네(그래서 뵙질
못했다).그러나 그의 빈․주에 대한 말을 알고 싶거든 그의 종
지를 참구한 존숙이어야 알 것이다.”
풍혈스님은 그 뒤,서암(瑞巖)스님이 항상 스스로 “주인공아!”
라고 부른 후 스스로 “네!”하고 대답하며,또다시 “정신차려라.
앞으로는 다른 사람에게 속임을 당하지 마라”하는 것을 보고
서 말하였다.
“스스로 말하고 스스로 대답하는 것에 무슨 어려움이 있겠느
냐?”
그 뒤에 양주(襄州)의 녹문(鹿門)에서 곽시자(廓侍者)와 함께
여름 안거를 지냈다.곽시자가 남원(南院)스님을 참방하라고 가
르쳐 주자,풍혈스님이 찾아가 말하였다.
“입문(入門)하려면 반드시 주인을 알아야 한다.단적으로 스
님의 사람됨을 말해 주시오.”
하루는 드디어 남원스님을 뵙고 앞서 설봉스님에게 물었던
바를 설명드린 후 말을 하였다.
“제가 이 때문에 일부러 찾아뵈러 온 것입니다.”
“ 설봉스님은 고불(古佛)이로구나.”
하루는 경청(鏡淸)스님을 뵙자,경청스님이 말하였다.
“요즈음 어디에 있다가 왔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