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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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中 79


                 쇠소를 깜짝 놀라 달아나게 하고 가주(嘉州)의 큰 코끼리를 놀라게
                 하였다.


               평창
                   설두스님은 풍혈스님에게 이러한 종풍이 있음을 알고 “노파
                 스님을 사로잡아 무쇠소에 앉혔으니,삼현의 창과 갑옷에 가벼
                 이 덤비지 못하리라”고 하였다.임제스님의 문하에는 삼현 삼요
                 (三玄三要)가 있다.이는 반드시 한 구절 가운데 삼현(三玄)이
                 갖춰 있어야 하고,일현(一玄)가운데 꼭 삼요(三要)가 갖춰 있
                 어야 한다.
                   스님이 임제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제일구(第一句)입니까?”
                   “ 삼요(三要)의 도장을 찍으니 빨갛게 찍혔다.주․빈을 나누
                 려고 머뭇거리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 무엇이 제이구(第二句)입니까?”
                   “ 능란한 변재로써 어찌 무착(無着)의 물음을 용납하겠는가마
                 는 방편으로는 많은 생각을 끊는 기봉을 저버리지 않는다.”
                   “ 무엇이 제삼구(第三句)입니까?”

                   “ 장대 끝에 나불대는 꼭두각시를 보라.모두 뒤에 있는 사람
                 이 조종하는 것이니라.”
                   풍혈스님의 한 구절 속에는 삼현(三玄)의 창과 갑옷으로 무장
                 하여 칠사(七事:창․방패․활․화살․갑옷․투구․칼)가 몸에
                 있으므로 가벼이 덤비지 못한다.그렇지 않으면 노파장로를 어
                 떻게 당해 낼 수 있었겠는가?
                   뒤이어 설두스님은 임제스님의 기봉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이를 노파(盧陂)라고 말하지 마라.설령 초왕의 성 언덕에 큰

                 파도가 아득하고 흰 물결이 하늘까지 닿아 많은 물이 모여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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