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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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전광석화와 같아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목숨을 잃게
                 된다.설두스님은 바로 그런 경지에 있는 사람이기에 곧바로 송
                 을 하였다.


               송
               꽃울타리여!
                -너무도 많이 들어 귀에 더덕지가 졌다.

               어리석은 짓 하지 마라.
                -삼대 같고 좁쌀처럼 많다.(영리한 놈이)조금은 있었구나.냉큼 꺼져
                 라!
               눈금은 저울대에 있지 받침대에 있지 않다.
                -말이 많네!각각 스스로 자신을 돌이켜보라.이러쿵저러쿵 말하였구
                 나.
               이러함이여!
                -통째로 대추를 삼켰다.

               전혀 잡다함이 없나니.
                -냉큼 꺼져라!분명하구나.운문스님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황금털빛 사자를 그대들은 살펴보라.
                -(그런 사람이)한 명은커녕 반 명이나 될까?(사자는커녕)개이다.운
                 문스님 또한 보주(普州:도적 집단 거주지)사람이 도적을 전송하는
                 격이로다.


               평창
                   설두스님은 적절하게 분위기를 보아 가면서 음식을 가져오라
                 는 명령을 하듯이,줄을 퉁겼다 하면 별곡(別曲)을 연주하듯이,
                 한 구절 한 구절 분명하게 판결을 내린다.이 송은 염고(拈古)
                 의 격식과 다른 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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