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6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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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문스님이 주장자로 밀쳐 버리니[挃]* 스님이 뒷걸음질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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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문스님은 말하였다.
               “너는 눈멀지는 않았군.”
                -분명히 눈이 멀었다.스님이 눈이 멀었다고 말하지 않았어야 좋았을
                 걸.
               다시 그를 불러 앞으로 가까이 오라 하여 스님이 다가오자,
                -두 번째 바가지의 똥물을 뿌리는구나.(소리 듣고 오는 것을 보니)관
                 음보살이구먼.당시에 일갈(一喝)을 했어야 했는데…….
               운문스님이 말하였다.
               “귀머거리는 아니군.”
                -분명히 귀가 먹었다.이 스님에게 벙어리가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어
                 야 좋았을걸.
               운문스님이 “알았느냐”고 말하자,

                -왜 본분납자를 길러내는 먹이를 주지 않았느냐.당시에 대답하지 않
                 았어야 좋았을걸.

               “모르겠습니다”하니,
                -두 번 거듭된 공안이다.아이고,아이고!
               “너는 벙어리는 아니군”하였다.
                -분명한 벙어리이다.어버버버하는군.이 스님이 벙어리라고 말하지
                 않았어야 좋았을걸.
               스님이 이에 알아차리는 바가 있었다.
                -도적이 떠난 뒤에 활을 쏘는구나.(밥 때가 벌써 지났는데)뭐 밥그릇
                 을 찾느냐!


               평창
                   현사스님은 정진(情塵)과 의상(意想)을 끊고 말끔히 훌훌 벗



            *挃:陟자와 栗자의 반절.음은 窒이며,떠민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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