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0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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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보살은 항상 눈으로 보고
관음보살은 귀를 틀어막는다.
고 하였다.여기에 이르러서는 눈으로 보아도 봉사와 같으며,
귀로 들어도 귀머거리와 같아야 현사스님의 의도와 어그러지지
않을 것이다.
그대들은 소경․귀머거리․벙어리의 의도를 알았느냐?설두
스님의 송을 보아라.
송
소경․귀머거리․벙어리여,
-이미 말 이전에 있다.입․눈․귀 세 구멍이 모두 밝다.이미 하나가
되었다.
방편의 길이 완전히 끊겼네.
-종적을 찾을 길이 없구나.헤아릴 수 있겠느냐?무슨 관계가 있으랴!
천상천하에
-이치에 따라 자유자재하게 송을 하네.나도 이러한걸…….
가소롭고 불쌍하여라.
-무엇이 가소로우며 무엇이 불쌍하냐.반은 밝고 반은 어둡다.
이루(離婁)*도 본래의 색을 분별하지 못하는데
25)
-눈먼 놈아.솜씨 좋은 기술자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분명 눈멀었
구나.
사광(師曠)인들 어찌 현묘한 음률[玄絲]*을 알랴.
26)
-귀머거리 놈아.위대한 공훈은 상을 주지 못한다.분명히 귀 먹었군.
툭 트인 창 아래 홀로 앉아
*離婁: 장자 천지편에는 離朱라고 되어 있다.
*玄絲:絃絲로 되어 있는 책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