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8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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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당 악한 세계에 떨어져야 하겠지만
                -떨어져 버렸다.
               금생에 사람들의 업신여김과 천대를 받았기 때문에
                -근본 죄업을 받아야 하거늘 지말적인 것으로 때우네.단지 참으면 될
                 뿐.
               선세(先世)의 죄업이
                -어디에서 찾을까?콩을 심었는데 싹도 나지 않네.

               바로 소멸되느니라”고 하였다.
                -설상가상(雪上加霜)또 한 겹이군.끓는 물이 얼음 녹이듯 하는군.

               평창
                    금강경 에 이르기를 “사람에게 업신여김과 천대를 당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사람은)선세의 지은 죄업으로 응당 악한 세
                 계에 떨어져야 하겠지만 금생에 사람들의 업신여김과 천대를

                 받았기 때문에 선세의 죄업이 바로 소멸되느니라”고 하였다.평
                 범하게 생각해 본다면 경전에 흔히 있는 말일 뿐이다.그러나
                 설두스님은 이를 들어 이 뜻을 노래하여 귀신 굴속에서 살림살
                 이하는 교학가(敎學家)를 타파하고자 하였다.
                   소명태자(昭明太子)는 이 한 문단을 하나의 과(科)로 나누어
                 능정업장(能淨業障)이라 하였다.교학의 대의는 이 경전의 영험
                 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남에게 업신여김과 천대를 받는)사람은 선세에 지옥

                 업보를 지었으나 선력(善力)이 강한 까닭에 아직은 이를 받지
                 않는데,금생에 남들이 업신여기며 천대하므로 선세의 죄업이
                 바로 소멸한다는 것이다.그러므로 이 경전에서는 무량겁 이후
                 의 죄업을 소멸하여,무거운 것은 가볍게,가벼운 것은 아예 받
                 지 않도록 할 수 있으며,또한 불과(佛果)․보리(菩提)를 얻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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