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1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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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下 211


                 두려워하고 밝히지 못한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였다.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을 말한 것
                 은 벌써 틀려 버린 것이다”고 하나,그러나 이는 참으로 서원스
                 님이 두 번 “틀렸다”는 말의 귀착점을 모른 것이다.여러분은
                 말해 보라,귀착점이 어디에 있는가를.그러므로 “활구에서 참
                 구해야지 사구에서 참구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고 하였다.

                   천평스님이 머리를 든 것은 (제일의제가 아닌)이미 제이․
                 제삼에 떨어져 버린 것이다.서원이 “틀렸어”라고 말하자,그는
                 분명한 의도를 알지 못하고 “나의 뱃속에 선(禪)이 있다”고 말
                 하였으나 서원스님의 의도와는 관계없다.다시 두세 걸음을 걸
                 어가자,서원스님이 또다시 “틀렸어”라고 말했는데도 그는 여전
                 히 캄캄하였다.
                   천평스님이 앞으로 가까이 다가가자 서원스님은 말하였다.
                   “조금 전에 두 번 ‘틀렸어’라고 말하였는데 이는 서원스님이

                 틀렸느냐,상좌가 틀렸느냐?”
                   “ 제가 틀렸습니다.”
                   좋아하시네,전혀 관계가 없다.이는 이미 제7․제8차원에
                 떨어진 것이다.서원스님은 말하였다.
                   “우선 여기에 머무르며 여름이나 지내면서 상좌와 함께 이
                 두 번 틀렸다는 것을 헤아려 보자”고 했으나 천평스님은 당시
                 곧바로 떠나 버렸는데,이는 비슷하기는 해도 옳지는 않다.그

                 는 옳지 않다 말하지도 않고 쫓아 버리지도 않았다.비록 이와
                 같기는 하나 조금은 납승다운 기상이 있었다.천평스님이 그 뒤
                 사원에 주석하면서 대중에게 말하였다.
                   “내가 처음 행각할 때 업풍(業風)에 이끌려 사명스님의 처소
                 에 이르렀는데,스님은 연거푸 두 차례나 ‘틀렸다’고 말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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