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8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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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이다.
천평스님이 그만두려 하자,
-저울 눈금을 잘못 읽었구나.과연 귀결점을 몰랐다.너의 콧구멍이
다른 사람의 손아귀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겠다.
서원스님은 말하였다.
“우선 여기에 머무르며 여름 결제를 지내면서 상좌와 함께 이
두 번 틀렸다는 것을 헤아려 보도록 하자.”
-서원은 평소에 척추가 무쇠처럼 굳세었는데 당시엔 무엇 때문에 쫓
아내 버리지 않았을까?
천평스님은 그 당시 곧바로 떠나 버렸다.
-납승처럼 보이기는 한다.비슷하긴 해도 옳지는 않다.
그 뒤 사원[天平山]에 주석하면서 대중들에게 말하였다.
-비렁뱅이가 묵은 빚을 생각하는군.그래도 반드시 점검해야지.
“내가 처음 행각할 때 업풍(業風)에 끌려 사명장로(思明長老)의
처소에 찾아갔더니,연이어 두 번이나 ‘틀렸어’라고 말한 뒤 나에
게 그곳에 머무르면서 여름 결제를 보내며 함께 헤아려 보자고
하였다.나는 그때는 틀렸다는 것을 몰랐지만 내가 그곳을 떠나
남방으로 떠날 때 비로소 틀려 버린 것임을 알았다.”
-두 번 틀렸다고 한 것을 어찌하랴.천번 만번 틀렸다.이와 관계가
없는 것을 어찌하랴.어줍잖게 근심하는 사람을 또 보겠구나.
평창
사명(思明)스님이 먼저 대각(大覺)스님을 참방하고 그 뒤 전
(前)보수(寶壽)스님의 법을 계승하였다.하루는 “화성(化城:방
편)을 짓밟아 버릴 때는 어떠합니까”라고 묻자,보수스님은 말
하였다.
“날카로운 칼은 죽은 자를 베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