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7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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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下 207
“종의(從漪*:天平의 이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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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구리가 달린 작살로 찔러 버렸군.
천평스님이 머리를 들자,
-당했군.두 번 거듭된 공안이다.
“틀렸어”라고 서원스님이 말하였다.
-반드시 용광로 속에서 단련된 뒤에야 비로소 된다.배를 자르고 심장
을 긁어냈다.삼요인(三要印)이 열리니 붉은 점획[朱點]이 비좁고 주
인과 손님을 나누려는 것을 용납치 않는다.
천평스님이 두세 걸음을 걸어가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네.이놈이 진흙수렁 속에서 흙덩이를 씻는
구나.
서원스님은 또다시 “틀렸어”라고 말하였다.
-배를 자르고 심장을 긁어냈다.사람들은 모두들 두 번 거듭된 공안이
라고 말하나 이는 물에다 물을 섞고 쇠에다 쇠를 섞는 격임을 모르
고 하는 말이다.
천평스님이 앞으로 가까이 다가서자,
-여전히 귀결점을 모르는구나.더더욱 찾을 수 없다.
서원스님은 말하였다.
“조금 전에 두 번 ‘틀렸어’라고 말하였는데 서원이 틀렸느냐,
상좌가 틀렸느냐?”
-앞에 쏜 화살은 그래도 가벼운 편인데 뒤에 쏜 화살이 깊이 박혔다.
“제[從漪]가 틀렸습니다.”
-턱뼈처럼 생긴 말안장의 안골(鞍骨)을 죽은 아버지의 아래턱뼈로 잘
못 알았다.이와 같은 납승이라면 천 사람 만 사람을 쳐죽여도 무슨
죄가 있겠는가.
서원스님은 또다시 “틀렸어”라고 하였다.
*漪:於자와 宜자의 반절.물결의 무늬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