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9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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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下 209
사명스님이 “벱니다”라고 말하자,보수스님은 대뜸 후려쳤다.
사명스님이 열 번이나 “벱니다”라고 계속 말하자,보수스님도
열 번 치면서 말하였다.
“이놈아,무엇이 그처럼 다급하여 죽은 시체를 지키려다 뼈
아픈 방망이에 얻어맞느냐?”
그리고는 큰 소리를 지르더니 나가 버렸다.
그때 한 스님이 보수스님에게 물었다.
“조금 전에 대화했던 스님이 무슨 말을 했길래,스님께서는
방편으로 제접하셨습니까?”
보수스님은 또다시 후려친 후 이 스님을 내쫓아 버렸다.
말해 보라,보수스님이 스님도 쫓아 버렸는데,그에게 옳고
그름을 말했어야 할까,아니면 따로 도리가 있었을까?그 의도
는 무엇일까?그 뒤 이들은 다 함께 보수스님의 법을 계승하였
다.
사명스님이 하루는 남원(南院)스님을 친견하자,남원스님이
물었다.
“어느 곳에서 오느냐?”
“ 허주(許州)에서 옵니다.”
“ 무엇을 가지고 왔느냐?”
“ 강서(江西)에서 가져온 머리 깎는 칼[剃刀]을 스님께 드리겠
습니다.”
“ 허주에서 왔다면 어떻게 강서의 체도(剃刀)가 있는가?”
사명스님이 남원스님의 손을 잡고 한 번 찌르자 남원스님이
말하였다.
“시자야,받아라.”
사명스님이 소맷자락을 떨치면서 문득 떠나 버리자,남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