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7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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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下 217
흔적이)남아 있군.
“모르겠습니다.”
-왜 모르실까?참 잘했다,안 가르쳐 주기를.황제가 당시에 대뜸 큰
소리를 질렀더라면,아니 모르니 따위를 무엇에 쓸 거냐!
“자기의 청정법신(淸淨法身)이 있다고 잘못 알지 마시오.”
-비록 이 같은 말을 했어도 벗어날 곳은 있다.술 취한 뒤에 어줍잖게
남(황제)을 근심시키는군.
평창
숙종황제가 동궁(東宮)에 있을 때 충국사를 참례했고,그 뒤
즉위하자 더욱 도탑게 존경하여 출입하고 맞이하고 전송함에
몸소 수레와 가마로 받들었다.하루는 질문거리를 가지고 국사
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여래의 십신조어입니까?”
“ 단월이여!비로자나의 정수리를 밟고 가시오.”
평소 국사의 척추뼈는 하나의 무쇠처럼 견고하더니만 제왕의
앞에선 물크러진 흙처럼 흐물흐물하였다.그러나 비록 이처럼
섬세하게 답변하였으나 그래도 잘한 점이 있었다.그는 말하기
를 “그대가 알고자 한다면,단월이여!모름지기 비로자나의 정
수리 위로 가야만 될 것이다”고 하였다.그러나 그는 이를 알지
못하고 다시 “과인은 모르겠다”고 하니,국사는 뒤이어 참으로
매몰차지 못하게도 수준을 낮추어 다시 첫 구절에다 주석을 붙
여 주었다.
“자기의 청정법신이 있다고 잘못 알지 마시오.”
이는 이른바 사람마다 모두 만족스럽고 하나하나 원만하게
성취되어 있다.그가 한 번 놓아주고 한 번 거두어들인 것을 살
펴보면 팔방에서 적을 대처한 것과 같다.듣지 못하였는가,“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