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1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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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下 221
을 당하여 법신은 어느 곳에 있을까?
장사(長沙)스님은 말하였다.
“도를 배우는 사람이 참[眞]을 알지 못하는 까닭은 종전대로
식신(識神)으로 알려 하기 때문이다.이는 무량겁이 흐르는 동
안의 생사의 근본이거늘,어리석은 사람은 이것을 본래인(本來
人)이라 한다.”
요즈음 사람들은 밝고 밝으며 신령하고 신령한 것을 인식하
고선,눈알을 부라리며 망상분별을 할 뿐이다.이와 무슨 관계
가 있겠는가.
“자기의 청정법신이 있다고 잘못 알지 마라”고 하였는데,여
러분이 자기의 법신을 꿈속에서도 보지 못하는데,또다시 무엇
때문에 잘못 알지 말라는 말을 하는가?교학(敎學)에서는 청정
법신을 극칙으로 삼는데 무엇 때문에 이를 오인하지 못하게 하
는 것일까?듣지 못하였느냐?“인식해도 여전히 옳지 않다”는
말을.
쯧쯧!바로 방망이로 때렸더라면 좋았을걸.이 뜻을 알 수 있
는 자라면 비로소 “자기의 청정법신이 있다고 인식하지 마라”
는 말뜻을 알게 될 것이다.설두스님은 그(국사)가 노파심이 간
절했던 그 점을 의심하였지만 흐물거리는 진흙 속에 가시가 있
는 것을 어찌하랴.
왜 보지 못하였느냐,동산스님이 사람을 제접하는 데는 세
가지 길이 있었던 것을.이른바 현로(玄路)․조도(鳥道)․전수
(展手)이다.처음 발심한 사람이 도를 배우려면 이 세 길을 밟
아 가야 한다.
어떤 스님이 동산스님에게 물었다.
“평소 스님께서 학인에게 조도(鳥道)로 가라 하셨는데,어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