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8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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륭한 스승이란 기연에 따라 가르침을 베풀어,마치 바람결에 따
라서 돛을 거는 것과 같다”고 한 말을.만일 한 가지만을 고수
하면 어떻게 서로가 어울릴 수 있겠는가?
살펴보면,황벽(黃檗)노장은 사람을 제접하는 데 능하였다고
하겠다.그는 임제스님을 만나자 세 차례나 통렬한 60방망이를
때려 그 자리에서 바로 임제스님을 깨쳐 주었다.그러나 배상국
(裵相國)을 지도하는 데에서는 매우 말이 많았다.이것이 바로
사람을 잘 지도하는 훌륭한 스승이 아니겠는가.
충국사는 훌륭하고 교묘한 방편으로 숙종황제를 제접하였다.
이는 그에게 팔방으로 적을 받아들일 만한 솜씨가 있었기 때문
이다.
십신조어(十身調御)란 곧 열 종류의 타수용신(他受用身)이며,
법(法)․보(報)․화(化)삼신(三身)이 곧 법신(法身)이다.왜냐하
면 보신․화신은 참다운 부처가 아니며,설법하는 자도 아니기
때문이다.법신을 따라 살펴보면 하나의 텅 비어 신령하게 밝은
고요한 비춤이다.
태원(太原)의 부상좌(孚上座)가 양주(楊州)의 광효사(光孝寺)에
있으면서 열반경 을 강의하였는데,때에 사방으로 행각하던
스님이 있었다.그는 바로 협산전좌(夾山典座)였다.눈이 많이
내려 길이 막혀 그 절에 머무르게 된 것이 인연이 되어 강의를
듣게 되었다.삼인불성(三因佛性)과 삼덕법신(三德法身)의 부분
에 대한 법신의 오묘한 이치를 널리 설명하는 데 이르러 전좌
는 갑자기 실소(失笑)를 금치 못하였다.부상좌는 그를 눈여겨
보아 두었다가 강의를 끝마치고 그에게 물었다.
“저는 본디 지혜가 용렬하여 문자에 의거하여 뜻풀이를 하였
습니다.조금 전에 강의할 무렵 상인(上人)께서 웃으신 것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