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2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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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것이 조도입니까?”
“ 한 사람도 만나지 않는다.”
“ 어떻게 갑니까?”
“ 똑바로 발밑에 흔적 내지 말고[足下無私]*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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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도로 가는 것은 본래면목이 아닐는지요?”
“ 화상아,왜 전도되었느냐?”
“ 학인이 전도된 곳이 어디입니까?”
“ 전도되지 않았다면 무엇 때문에 종을 주인으로 생각하느
냐?”
“ 어떤 것이 본래면목입니까?”
“ 조도로 가지 않는다.”
모름지기 견해가 이러한 경지에 이르러야만이 조금이나마 서
로 응할 수 있는 것이다.대뜸 하나가 되어 자취를 없애고 소리
를 삼킨다 해도 납승의 문하에서는 사미(沙彌)․행자의 견해일
뿐이다.반드시 속제(俗諦)속으로 머리를 돌려 대용(大用)을 크
게 일으켜야 한다.설두스님의 송은 다음과 같다.
송
한 나라의 국사 또한 억지 이름,
-그럴 필요가 있을까?눈에 어른거리는 허공 꽃이며 물위의 달일 뿐
이다.바람이 스치니 나무 끝이 흔들린다.
혜충국사 홀로 명성을 떨쳤구나.
-과연 요새가 되는 나루터를 꽉 틀어막았군.(그런 사람은)천만 명 중
에 한 명은커녕 반 명도 없다.
당나라를 떠받치는 참다운 천자,
*足下無私:어떤 책에는 無絲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