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7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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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下 227
말이다.
두껍기로는 철위산 위의 무쇠와 같고
얇기로는 쌍성선(雙成仙)의 몸에 걸친 비단 같아라.
촉 지방의 비단 위에 수놓은 봉황 무늬,사르르 움직이고
산호의 가지마다 달이 달려 있구나.
왕개(王凱)집안 숨긴 보물 찾기 어렵고
굶주린 안회(顔回)는 눈이 올까 걱정하네.
고회(古檜)의 곧은 붓은 우레에도 꺾이지 않고
설의석녀(雪衣石女)는 하늘 복숭아 반쪽을 쪼개어서
반쪽 복숭아 몸에 차고 느릿느릿 용궁 가니
비단 주렴 은 자리는 왜 그리도 들쑥날쑥
모르겠구나.
검은 용이 여의주 잃은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파릉스님이 위의 시구 중에서 한 구절을 인용하여 취모검에
대답을 하니 명쾌하구나.칼날 위에 솜털을 올려놓은 후에 이를
입으로 불어 솜털이 잘리면 이는 매우 예리한 칼이므로 이를
취모검이라 한다.파릉스님은 그의 물음에 바로 답변하니,스님
의 머리가 떨어졌는데도 그는 몰랐었다.송은 다음과 같다.
송
공평하지 못한 일을 공평하게 하려는
-하루살이[蚍蜉]*처럼 미세하구나.대장부라면 반드시 이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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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듯 뛰어난 솜씨여!
-소리와 모습에 (현혹되어)움직이지 않는다.몸은 숨겼으나 그림자가
*蚍蜉:음은 毗浮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