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0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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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 칼을 만들도록 하였고,3년 만에 두 자루의 칼이 완성되니,
                 하나는 암컷,하나는 수컷이었다.간장은 수칼은 몰래 숨겨 두
                 고 초왕에게 암칼만을 올렸다.이에 초왕은 이를 칼집에 잘 넣
                 어 두었는데 항상 슬피 우는 울음소리가 들려오자,왕이 여러
                 신하들에게 이를 물으니 어느 신하가 말하였다.
                   “검에는 암수가 있는 법인데,우는 이유는 수놈을 그리워해

                 서 그러는 것입니다”고 했다.
                   왕은 크게 성을 내어 간장을 잡아죽이려고 하니,간장은 이
                 를 알고서 칼을 기둥 속에 숨겨 두고 아내 막야(莫耶)에게 유언
                 을 남기었다.

                     해가 북쪽 창에서 떠오르니
                     남산의 그 소나무라.
                     소나무는 돌에서 나니

                     칼은 그 가운데 있다.

                   그의 아내는 그 뒤 사내아이를 낳고 미간적(眉間赤)이라 이
                 름하였다.아이의 나이 열다섯이 되자,어머니에게 물었다.
                   “아버지는 어디에 계십니까?”
                   어머니가 지난 일을 말해 주자 오랫동안 유언을 생각하더니,
                 기둥 사이에 있는 칼을 찾아내어 밤낮으로 아버지의 원수를 갚
                 으려 하였으며,초왕 또한 그를 찾고자 “미간적을 잡는 자에겐

                 후한 상을 내리겠다”는 현상금을 선언하여,미간적은 마침내 도
                 망을 하였다.얼마쯤 지나가자 어느 길손이 말하였다.
                   “그대는 미간적이 아닌가?”
                   “ 그렇소만…….”
                   “ 나는 증산(甑山)땅 사람인데,그대를 위해 아버지의 원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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